증권 거래의 고위험 세계에서는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증권사 한맥증권이 '뚱뚱한 손가락' 거래 사건으로 법적 수렁에 빠진 것이 바로 그 사례입니다. 이후 한맥증권은 파산을 선언하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캐시아 캐피탈을 포함한 외국계 증권사를 상대로 장기간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10년에 걸친 이 법적 분쟁과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파산으로 이어진 팻 핑거 실수
한맥증권은 '뚱뚱한 손가락' 사건으로 인해 재정적 혼란에 빠졌습니다. 한맥증권은 거래 파트너들에게 수익금 반환을 요청했지만, 대부분의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 중 캐시아캐피탈은 약 360억 원을 챙기며 가장 큰 수혜자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한맥증권은 이듬해 3월 캐시아캐피탈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던 중 한맥은 파산선고를 받았고, 예금보험공사(KDIC)가 소송을 이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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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판결
1심과 2심은 한맥증권의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민법 제109조에 따르면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경우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착오가 신고인(한맥증권)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한맥증권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격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하였고, 캐시아캐피탈이 한맥증권의 오류를 고의로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도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시장가격에 비해 공모가격이 비정상적이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거래 상대방이 신고인의 오류를 알고 이를 악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패배
한맥증권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했습니다. 팻 핑거 사건 이후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의 돈으로 조성한 '보상기금'에서 상대방에게 합의금(46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한맥증권의 자본금은 203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2014년 3월 한국거래소는 회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맥증권이 이미 지급한 금액을 제외한 미지급 정산금 411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한맥은 한국거래소가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감독 및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은 한국거래소의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도 한맥증권이 한국거래소에 41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의 입장
대법원은 "한맥증권과 캐시아캐피탈 사이의 거래가 완료된 이상, 한국거래소는 그 주문과 거래의 법적 효력 여부를 판단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법원은 "한국거래소가 신고를 받은 후 잘못된 주문을 취소하거나 거래를 정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법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맥증권의 팻 핑거 사건은 증권 거래 영역에서 신중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대법원 판결로 마무리된 10년에 걸친 법적 공방은 법적 선례를 남겼으며 브로커, 투자자, 규제 기관 모두에게 교훈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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