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보수당이 다가오는 선거에서 상속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영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상속세를 도입한 최초의 현대 국가로 알려진 영국의 상속세 폐지 움직임은 흥미로운 사례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상속세
영국의 상속세 구조는 간단합니다. 5억 파운드 미만의 유산은 면세되지만 초과분에 대해서는 40%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이 세금 구조는 예를 들어 10억 파운드 상당의 유산을 상속받는 개인이 상속세로 1억 8,800만 파운드를 납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시 수낙 총리는 궁극적으로 상속세를 폐지할 때까지 상속세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상속세의 역사적 여정
상속세는 전쟁과 혁명 시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최초의 상속세는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영국은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18세기 후반에 상속세를 도입했습니다. 이 세금은 프랑스 혁명과 같은 사회 불안을 막기 위해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
20세기가 시작되면서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이 발생하여 영국에서 세수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러시아 혁명은 전 세계적으로 사회주의 물결을 일으켰고,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복지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상속세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속세 수혜자가 전체 인구의 4% 미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속세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커졌습니다.
스웨덴의 딜레마
상속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구의 비율은 적지만 상속세를 둘러싼 불만은 상당합니다. 스웨덴 제약회사 Astra의 사례는 상속세의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1984년 아스트라의 상속인들은 상속세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해야 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여 결국 영국 기업에 회사를 매각하여 아스트라제네카가 탄생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글로벌 가구 대기업인 이케아도 스웨덴의 상속세 압박으로 인해 본사 이전을 고려했습니다.
계속되는 세금 줄다리기
영국에서는 상속세에 대한 논의가 날이 갈수록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보수당은 상속세 폐지를 대중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대론자들은 상속세 폐지가 실질적인 세금 감면 효과가 미미한 상징적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상속세 폐지에 찬성하는 여론과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글로벌 현황
국제적으로는 1972년 캐나다를 필두로 슬로바키아, 스웨덴, 노르웨이, 체코 등 37개 OECD 국가 중 10개국이 상속세를 폐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슬로바키아, 스웨덴, 노르웨이, 체코 등이 상속세를 폐지했습니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평균 25% 정도이며, 일본(55%), 한국(50%), 프랑스(45%)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상속세를 유산세에서 상속 지분세로 전환하여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상속세
한국의 상속세 체계는 1997년 이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세가 약 12조 원에 달할 정도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상속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현 정부는 부유층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속세를 유산세에서 상속 지분세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영국의 상속세 폐지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사회 및 경제 역학을 반영하는 조세 구조의 진화하는 역할에 대한 복잡한 그림을 그려줍니다. 한국 역시 역사적 큰 그림 안에서 상속세 세율 조정에 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2023.01.31 - [오늘의 경제] - 횡재세 가능해?! / 대형 M&A 가능?! / 연수청년외식센터의 실패 / 윤석열표 고용정책 등 2023년 1월 31일 오늘의 경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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